lofficielhommes korea
Magazine

오라, 지중해로2012-06-04

 

THE PORTS

오라, 지중해로.

 

 

지중해의 가장 큰 항구, 마르세유

 

PHOTO | 김도원

 

 

<베티 블루>에서는 베아트리체 달이 단연 싱그러웠지만, 남자 주인공인 장-위그 앙글라드가 꽤나 매력적으로 보이던 장면들도 있다. 이를테면, 아주 연한 색으로 워싱된 데님 쇼츠에 민소매 티셔츠를 걸치고 방갈로에 페인트칠을 하던 모습 말이다. 복숭앗빛 방갈로와 노릿한 모래, 새침하게 찰랑거리던 바다가 어우러진 그곳이 바로 마르세유다.

 

대부분의 지중해 도시들은 휴양지의 기능에 충실하다. 관광객이 드나들 때마다 활기가 올랐다가 수그러들 수밖에 없다. 반면, 마르세유엔 전원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생기가 넘친다. 프랑스 제2의 도시, 그리고 지중해 제1의 항구로 상업이 크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마르세유는 지극히 프랑스적이면서도 전혀 프랑스답지 않은 면모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교역의 중심지인 까닭에 여러 문화가 혼재하고, 사람들의 기질도 남다르다.

 

마르세유 사람들의 진취성에 반해 국가 제목마저 ‘마르세유 사람’이라는 뜻의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다. 마르세유는 문화적으로도 존재감이 크다. 알베르 카뮈의 고향이고, 세잔과 르누아르 작품의 단골 소재였다. 또 <베티 블루>뿐 아니라, <택시>, <프렌치 커넥션 2>, <트랜스포머> 등 여러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사르데냐의 시간은 멈춰 있다

 

PHOTO | 맹민화

 

 

한낮이다. 지중해의 태양이 사르데냐를 달군다. 거리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이따금 지나간다. 적적히 서 있는 석회암 건물들은 바싹 마른다. 바닷바람이 공연히 도로에 보얀 먼지를 피운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사르데냐다. 나폴리에서 배로 5시간 거리에 있는 섬이다. 이탈리아의 서쪽에 있고, 프랑스의 코르시카와 가깝다.

 
주민보다 여행으로 드나드는 이방인의 숫자가 더 많은 곳이기도 하다. 사르데냐가 세상에 알려진 지는 이제 고작 50여 년이 지났다. 사르데냐인들은 고요하고 느릿하게 자기들만의 삶을 살아왔다. 스페인과 사라센, 피사, 노르만 등 여러 국가와 왕조가 사르데냐에 나타났고 금세 또 사라졌다. 소금과 광산이 있을 뿐 별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걸 보고 얻을 게 없다고 판단했을 테지. 그래서 사르데냐에는 이탈리아의 한 지역이라기보다는 ‘사르데냐 왕국’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언어 역시 이탈리아어와 전혀 다르다.

 

변화는 1960년대에 들어 찾아왔다. 아랍의 한 부호가 이 섬을 발견하면서부터이다. 그는 북동부의 코스타 스메랄다를 휴양지로 철저히 계획했다.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생전 마지막 여행지이기도 하다. 코스타 스메랄다 주변만 휴양지 특유의 흥취가 공기 중에 부유할 뿐, 사르데냐는 그저 사르데냐다.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스플리트

 

PHOTO | 최갑수

 

 

황제는 욕심이 많았다. 대리석은 꼭 그리스에서 만든 것이어야 했고, 이집트의 스핑크스를 구해오라고도 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왕궁을 짓기 위해서다. 은퇴 후, 황제는 여기서 노년을 보낼 작정이었다. 반도의 해안선이 우묵하게 안쪽으로 들어와 마치 지중해를 앞뜰처럼 끼고 있는 곳, 아드리아의 미풍이 살가운 곳이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 제2의 항구 도시 스플리트 애기다. 고대 로마 황제들이 사랑해마지 않던 도시는 6세기부터 그리스의 지배를 받았고, 중세엔 쑥대밭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플리트 사람들은 이 도시를 포기할 수 없었다. 로마의 성벽과 기둥들, 그리스의 성당과 신전 사이로 현대적인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왕궁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됐다.

 

황제의 신하와 하인들이 거주하던 곳엔 식당과 상점들이 들어섰다. 이방인이 묵는 여관이 되기도 했다. 왕궁의 동문에는 재래시장이 줄을 섰고, 서문 주변은 여행객을 위한 쇼핑 거리가 펼쳐진다. ‘황금 문’이라 불리던 북문을 나서면 초록이 짙은 공원이 나오고, 남문 앞으로는 자중해가 흐른다.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에 오르면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스플리트엔 고대의 영광과 오늘의 생기가 살을 부빈다.

 

 

 

 

EDITOR | 김보미

 

 

 

* 보다 자세한 내용은 <로피시엘 옴므> 2012년 6월호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Leave a Reply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최신 글

  1.    올림픽 종목별 스포츠워치
  2.    우리나라에 딱 한 대씩만 있는 유럽의 클래식카들
  3.    오라, 지중해로
  4.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그들의 진짜 의도
  5.    꿈에라도 가고싶은 궁극의 여행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