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CLASSIC EYEWEAR
RAY-BAN
누구나 레이밴을 알지만 그를 진짜로 아는 사람은 없다. 겸손하지만 성공의 맛을 아는 자, 그는 과연 누구일까?
1930년대 바슈롬사는 비행 중, 어지럼증에 시달리는 공군 조종사들을 위해 렌즈 표면에 반사 방지 코팅을 한 보안경 선글라스를 군납용으로 생산했다. 바로 이것이 ‘에비에이터’다. 가장 널리 알려진 ‘레이밴의 전설’이기도 하다.
시간은 흘러 제2차 세계대전 후 할리우드. 패션,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의 부흥과 함께 레이밴 또한 본격적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레이밴의 탄생 비화까지 알고 있는 이는 매우 드물다. 지금이야 선글라스의 고유명사로 대변되는 레이밴일지라도 탄생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이다. 스무 해 전엔 66번 국도의 주유소에서 팔리기도 한 ‘흑역사’ 또한 가지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선글라스 제조 업계 1위 룩소티카를 만나며 레이밴의 운명은 180도 달라지기 시작, ‘걸작’이라는 칭호를 되찾을 수 있었다. 감동적이지 않은가.
완전 포화 상태인 선글라스 시장, 셀 수 없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레이밴은 독보적 판매량을 기록한다. 대중적이지만 독창적이며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자랑하는 눈물 모양의 렌즈는 세계의 어떤 눈이든 사로잡았다. 모던 제뉴인이라 자칭할 만하다. 레이밴은 올해로 창립 75주년을 맞이했고, 이에 상응하는 무수한 기록과 스토리를 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새롭고자 한다. 무늬만 빈티지를 표방하는 어지러운 빈티지 선글라스의 시대. 지금이야말로 ‘레이밴’을 통한 리얼 빈티지의 의미를 되새길 적기이다.
브랜드 매니저 사라 베네벤티Sara Beneventi와의 인터뷰
100년 가까이 수없는 경쟁사들의 도전과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션의 흐름에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변치 않는 모습. 흘러가는 시간에 도전하는 방법은 이것뿐이다. 오늘날 레이밴의 선글라스 디자인이 빈티지 선글라스의 고유명사가 될 수 있었음에는 크게 4가지 키워드가 존재한다. 첫째, 눈물 모양의 ‘보잉’ 혹은 ‘에비에이터’. 둘째, 바깥 언저리 테가 옆으로 돌출된 웨이페어러. 셋째, 눈썹 모양의 클럽마스터, 마지막으로 동그란 모양의 존 레넌. 저마다 개성을 갖춘 이 모델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하나의 스타일로 정립되었다. 레이밴의 스타일이 시즌이나 트렌드의 영향으로부터 언제나 독자적 특성을 유지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리도 변화한다. 다만 강조하는 점은 변화 속에서도 ‘레이밴 코드’만은 고집하는 것. 전설적인 아이콘으로서 진화를 거듭할 수 있는 이유이다.
레이밴과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2000년대 초, 레이밴은 다방면에 걸친 소통과 화합을 통해 그간 시도된 적 없는 방식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복잡하게 생각지 않았다. 음악이 답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1950년대부터 이미 음악은 레이밴의 DNA를 이루고 있던 터. 레이밴을 사랑하고 즐겨 착용하며, 또 이전 록 아이콘들로부터 레이밴 정신을 물려받은 신예 록 스타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해보자는 아이디어였다. 덕분에 우리는 비주얼적인 면과 어쿠스틱한 면에 있어 180도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또 이 작업은 레이밴에 새롭고 유니크하며 개성 있는 애티튜드까지 덤으로 주었다. 이후 프로젝트마다 모든 시리즈에서 새로운 모델이 탄생했다. 음악은 이렇게 레이밴과 언제나 함께였다.
여전히 레이밴을 위해 존재하는 큐레이터들
전설적 록그룹 스미스의 전 기타리스트이자 지금은 솔로로 활동 중인 조니 마와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더 레이밴 록 사운드’ 등 레이밴의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작년 레이밴을 위한 헌정곡을 발표한 후, 뒤이어 베스트 코스트, 모나, 오 르브와 시몬, 톰 벡 등의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 또한 대열을 형성했다.
레이밴 정신의 발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뉴욕의 홍대’,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엽서 속에도 역시 레이밴이 한 자리 차지했다. 이들을 한데 모은 형태의 전집 출간 계획에도 많은 사람들의 무게가 실리고 있다. 레이밴의 정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언제나 새로운 에너지로 충만하되 클래식한 기품을 잃지 않는 것. 이러한 메커니즘과 독창성이 1500가지의 끊임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한편 브리지의 독특한 모양으로 이름을 떨쳐 유명세를 탄 클래식 모델 ‘시그닛’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RB 3493. 조니 마의 사인이 새겨진 이 모델은 최근 예전부터 레이밴을 수집하던 컬렉터들의 수집 목록에서 상단을 차지하는 중이라 한다. 이에 대한 당사자 조니 마의 회상이 재미있다. “1980년대에 한 상점이 있었어. 맨체스터에선 처음으로 레이밴 선글라스를 팔기 시작한 곳이었지. 운명적이게도 난 그곳에서 일했고, 레이밴을 그 누구보다 먼저 살 수 있었어. 레이밴을 착용한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그러니 어제도 오늘도 바야흐로 ‘레이밴의 시대’다.
CHIC, 앰버메틱AMBERMATIC 렌즈
역사 속 리얼 빈티지 레이밴을 <로피시엘 옴므>가 최초 공개한다.
1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앰버메틱 렌즈. 1938년 ‘슈터’의 ‘칼리크롬’ 렌즈에서 영감을 받아 1978년 출시되었다. 특유의 노란색 렌즈만으로도 알아차릴 수 있는 이 모델은 빛의 양과 온도에 따라 렌즈의 색이 변한다. 시야를 밝게 해주고 눈부심을 방지해준다. 눈이 오는 날 착용하면 좋다.
2 1938년 출시된 ‘슈터’에서 가운데 동그란 것은 사격(다시 말해 흡연자를 위해 고안된) 시가렛 홀더로 불린다.
3 1981년 출시된 아웃도어맨. 일명 스키트(모조 새 사격 연습장) 선글라스. 사냥, 낚시용 선글라스로, 자개 소재 마감으로 유명하다.
4 1937년 출시된 에비에이터 클래식 보잉형 선글라스. 시야 확보에 최적화된 파일럿을 위한 보호경이다.
5 1978년 출시된 에비에이터 커브드 템플 팁스(귀에 걸치는 고리형 다리) 모델
TEXT | Anne Gaffie, Baptiste Piegay
EDITOR | 명정한
* 보다 자세한 내용은 <로피시엘 옴므> 2012년 6월호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